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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길집사의 마음은 아프다.
이제 가을의 절정에 다달은 요즘.
겨울이 가까워 올수록 부쩍 추워진 날씨에 몸이 움츠려든다.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 였다.
7월의 푹푹찌는 여름.
어미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에게 젖을 물리는데...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라 놀라움과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창 넘어로 보이는 화단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 듯 했다.
그 뒤로 녀석들을 관찰하고 규칙적이진 못했지만 내내 마음써가며 밥을 챙겨줬다.
그렇게 길고양이의 세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길고양이의 처절한 삶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이어진 10월의 중성화.
안타깝게도 얼마전 MBC 뉴스데스크에 나온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의 케이블타이 보도가 나간...
그 수의사에게 수술을 하고 엄청난 충격과 죄책감까지 느끼게 된다.
(아직은 별 탈 없어 보이는데...고양이 몸은 어떤지 알길이 없다.)
이번 겨울, 잘 버티자.
겨울이 가까워 오면서 길고양이 걱정이 든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우연한 계기로 길 위의 생명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상 모른척 할 수가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겨울 잘 버텨내라고 모진 바람 피할 수 있는 길고양이 겨울집을 제공해주는 것.
직접 스티로폼을 박스에 넣어 만들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역시 돈을 좀 쓰는 게 낫겠다 싶었다.
시중에 여러 업체들이 길고양이 겨울집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 겨울집이 제일 좋아 보였다.
가격도, 제품도, 품질도, 그리고 무엇보다 협회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길고양이 겨울집 만들기 설명서와 협조문이 함께 온다.
길고양이 겨울집을 만들고 협조문은 고양이 집 외관에 부착하면 된다.
나는 후원을 안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후원을 하려한다.
서로의 관심이 한국의 척박한 길고양이 터전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캣츠맘 샘플 사료와 핫팩까지!!
길고양이 겨울집을 만드는 과정을 알아보자.
우선 배송된 택배 비닐을 벗기면 위와 같이 온다.
처음에는 전부 만들어져서 온줄 알았지만 약간의 작업이 필요하다.
절대 어렵지 않다.
본체는 둘로 나뉘는데 상/하체를 분리해서 안에 들어있는 부속품들을 전부 뺀다.
다시 상/하체를 결합시면 꼭 맞는데 옆면의 이음새도 아주 타이트하게 조립 된다.
그리고는 길고양이가 겨울집에 잘 드나들 수 있고,
입구의 바람을 막아줄 비닐 문을 적당한 너비로 자른다.
길고양이 겨울집 위에 비닐문과 협조문을 포개서 동봉된 나사못을 이용하게 꾹 눌러준다.
스티로폼인데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힘을 꽉 줘야 들어간다.
4군데 전부 나사못을 결합해 주면 협조문과 비닐문이 튼튼하게 고정된다.
길고양이가 겨울집을 잘 사용해주기를 바라며...
길집사는 평소 챙겨주는 길고양이를 생각하며 흐믓함에 빠진다.ㅋㅋㅋ
마지막으로 입구에 바람막이? 인간집으로 치면 처마라고 할까?...ㅎㅎㅎ
저 입구 바람막이를 부착하니 훨씬 길고양이 겨울집 다운 포스가 느껴진다.
냥냥이도 좋아하겠지!!
길고양이 겨울집이 완성 된 모습.
길고양이 겨울집을 완성하고 테이핑을 해주면 더욱 견고하고 튼튼한 길고양이 겨울집이 된다.
나는 한번밖에 두루진 않았는데 이미 견고해서...음..한번도 괜찮다.
직접 만들어 보고 판단하면 될 거 같다.
우리 아파트는 베란다와 지면 사이에 깊숙히 안쪽으로 들어가는 공간이 있다.
그래서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실제, 올 여름 너무나 지독히도 길게 내리는 장마에도 저 공간은 젖지 않았다.
길고양이들이 지내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길고양이 겨울집을 냥이들이 잘 써주기를!!
제발~~~~~따뜻하게 보내자.
그리고 따뜻한 봄에 또 풀밭에서 뒹굴자구!